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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회 국민의힘, 경기도의 재정 위기 31개 시·군과 1,400만 도민에게 떠넘기지 말라

  • 안홍필 기자
  • 입력 2026.08.19 20:24
  • 조회수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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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개 시·군의 재정은 경기도의 비상금이 아니다1.jpg

 

【컨슈머저널/안홍필 기자】 우리는 국민의힘 소속 경기도 31개 시·군의 청년 기초의원과 경기도의원이다.


오늘 우리는 각자의 지역을 떠나 도청 앞에 함께 섰다. 지금 경기도가 밀어붙이는 감액 추경이 몇몇 시·군만의 문제가 아니라, 31개 시·군 전부와 1,400만 도민의 일상을 흔드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추미애 지사는 지난 8월 5일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했다. 도의 재정 형편을 도민 앞에 있는 그대로 밝히는 일 자체를 우리는 반대하지 않는다. 어려우면 어렵다고 말해야 한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위기를 선언한 도가 내놓은 해법은, 도가 감당해야 할 부담을 31개 시·군과 도민에게 그대로 내려보내는 것이었다. 도의 곳간을 채우기 위해 시·군의 곳간을 여는 방식으로는 어떤 위기도 해결되지 않는다.


 하나. 사업의 필요성이 아니라 '할당량'이 기준이 된 감액이다


경기도는 지난달 전 실·국에 「2026년 제2회 추경 세출 구조조정 추진방안」을 내려보냈다. 감액 규모 7,733억 원. 2013년 재정위기 이후 13년 만의 감액 추경이다.


방식이 문제다. 실·국별로 감액 목표(실링)를 미리 배정했고, 저성과·중복·집행부진으로 분류된 사업은 최대 80%까지 깎도록 했다. 목표를 채운 실·국에는 내년도 신규사업 심사 우선권을 주겠다는 인센티브까지 붙였다. 많이 깎을수록 유리한 구조다.


이것은 구조조정이 아니라 할당 채우기다. 사업 하나하나의 필요성과 효과를 따진 것이 아니라, 부서별로 숫자를 먼저 정해 놓고 그 숫자를 채우라고 지시한 것이기 때문이다. 도청 내부에서조차 도저히 깎을 수 없는 사업까지 실링을 채우라고 하면 그 책임은 누가 지느냐는 토로가 나오고 있다.


31개 시·군의 재정은 경기도의 비상금이 아니다2.jpg


'행사성·낭비성·휘발성 예산을 걷어내겠다'는 명분과 실제 감액 배분표도 맞지 않는다. 감액 규모가 가장 큰 곳은 교통국이고, 복지국, 문화체육관광국, 농수산생명과학국이 그 뒤를 잇는다. 도민의 출퇴근, 어르신 돌봄, 농민의 생계가 걸린 분야다. 낭비를 걷어낸다더니 칼끝은 도민의 일상을 향하고 있다.


더구나 도는 도의회와 추경을 논의하기도 전에 일선 부서에 사업 중단과 감액을 먼저 지시했다. 이미 도의회가 심의·의결한 예산이다. 절차를 뒤집는 순간 그것은 재정 개혁이 아니라, 의회의 예산 심의·의결권을 건너뛴 일방 행정이 된다.


 둘. 도비 매칭사업의 일방적 삭감, 피해는 고스란히 시·군과 도민 몫이다


경기도가 31개 시·군에 내려보내는 도비보조금은 연간 3조 9,397억 원 규모다. 도가 이 돈을 줄이면 그 자리는 시·군 예산으로 메우거나, 사업을 접는 수밖에 없다.


이 타격은 재정이 넉넉한 시·군이 아니라 어려운 시·군에 더 크게 온다. 전체 세입에서 도비보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동두천시가 10.1%, 양주시가 9.8%로 가장 높다. 도비 한 줄이 끊기면 사업 하나가 통째로 사라지는 곳들이다. 그래서 이것은 특정 시·군의 사정이 아니라 31개 시·군 전체의 문제다.


일정도 문제다. 도는 9월 18일에야 추경을 확정하지만, 의정부시는 9월 1일, 성남시는 9월 7일에 이미 추경을 마친다. 도가 무엇을 얼마나 깎을지 알려주지 않은 채 뒤늦게 확정하면, 시·군은 끝난 추경을 다시 열어야 한다. 그런데도 시·군은 지금까지 감액 항목조차 통보받지 못했다.


게다가 도의 일부 현금성 지원사업은 시·군 부담 비율이 70%에 이른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정책의 성과는 도가 내세우고 재정 부담은 시·군이 져 온 구조다. 그 부담을 함께 져 온 시·군에 이제는 뒷정리의 책임까지 떠넘기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사업 중단은 서류 한 줄로 끝나지 않는다. 계약이 해지되고, 일하던 사람이 일자리를 잃고, 지원을 기다리던 주민이 약속을 잃는다. 그 항의를 정면으로 받는 곳은 도청이 아니라 시청과 군청, 그리고 우리 기초의회다.


 셋. 법인지방소득세 공동세원화, 지금은 그 순서가 아니다


경기도는 시·군이 걷는 법인지방소득세의 절반을 도세로 돌린 뒤 일부를 조정교부금 형태로 재배분하는 공동세원화를 검토했다.


지역 간 세수 격차를 어떻게 볼 것인지는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주제다. 다만 지금의 방식과 순서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도의 부족한 재원을 메우는 수단으로 기초지방정부의 자체 재원을 옮겨오는 것은, 그동안 국가적으로 확대해 온 지방분권과 재정 자율성의 방향에 역행하는 일이다.


이 역시 반도체 기업이 있는 몇몇 시·군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초지방정부의 자체 재원을 광역이 필요할 때 가져올 수 있다는 선례가 만들어지면, 그다음 순서는 31개 시·군 어디든 될 수 있다.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면 도의 자구 노력과 중앙정부 차원의 지방재정 제도 개선 논의를 함께 놓고, 31개 시·군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부터 밟아야 한다.


 넷. 원인 규명과 자구책이 먼저다


경기도가 2038년까지 갚아야 할 채무와 기금 차입금은 7조 415억 원으로 집계된다. 이 가운데 지방채가 1조 9,117억 원, 지역개발기금·통합재정안정화기금 등 내부 기금에서 끌어다 쓴 차입금이 5조 1,298억 원이다. 하루아침에 생긴 숫자가 아니다. 민선 7기와 민선 8기를 거치며 기금을 일반회계로 당겨 쓰고 지방채를 발행해 온 결과다.


재정 위기를 선언했다면 순서가 있다. 무엇이 오늘의 부담을 키웠는지 도민 앞에 투명하게 밝히고, 도 스스로의 세출 구조조정과 세입 확충 방안을 먼저 내놓는 것이다. 그 순서를 건너뛴 채 시·군과 도민에게 먼저 청구서를 내미는 것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감액 추경안을 도의회에 제출하기 전에, 사업별 감액 내역과 31개 시·군별 영향을 전면 공개하라.


하나. 실·국별 할당식 획일 감액을 즉시 중단하고 사업별 타당성 심사에 근거한 감액으로 전환하라. 감액 실적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부터 철회하라.


하나. 시·군 매칭사업은 해당 시·군과 사전 협의 없이 삭감하지 말라. 이미 계약·집행 중인 사업과 국비 매칭사업은 원칙적으로 보호하고, 불가피한 조정에는 도가 책임 있는 보전 대책을 함께 내놓아라.


하나. 도민의 생명·안전·돌봄과 직결된 민생예산은 어떤 경우에도 최우선으로 보장하라.


하나. 법인지방소득세 공동세원화는 일방적 추진을 중단하고, 도의 자구책 이행과 31개 시·군의 협의를 전제로 논의하라.


우리는 각기 다른 시·군에서 왔지만 오늘 같은 자리에 서 있다. 도의 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시·군의 재정을 여는 방식에 동의할 수 없기 때문이고, 그 부담의 끝에 결국 도민의 밥상과 버스와 돌봄이 놓여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추경안이 도의회에 제출되는 순간부터 확정되는 순간까지, 감액 내역 하나하나를 도민의 눈으로 따져 물을 것이다. 도민의 삶을 깎는 예산에 우리는 끝까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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