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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병과 근심은 마음에서 온다"

  • 오유나 기자 기자
  • 입력 2025.02.25 01:08
  • 조회수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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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저널/오유나 기자】몽골 여행을 계획하면서 영하 23~40도의 온도로 출발 전부터 잔뜩 긴장과 걱정하였으나 막상 도착해보니 느낌은 한국의 추위와 비슷하다. 다만 몽골은 습도가 약해 영하 30도라도 상대적으로 덜 춥게 느껴졌고 바람의 강도가 한국처럼 강하진 않았다.


체온유지를 위해 얇은 패딩 입고 큰 패딩 입고 목도리 두르고 움직이면 옷 무게로 어깨가 아팠다. 사진 찍을 때 장갑을 벗고 3장 찍고 손이 시려 바로 장갑을 껴야 했고 걸을 때 두꺼운 옷 때문에 내 발을 볼 수 없었지만 이런 불편함을 받아들이고 몽골에 간 이유는 낯선 몽골에 대하여 보고 느끼고 알고 싶은 호기심이 가득하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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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인 게르는 안은 따듯함을 넘어 찜질방의 게르마늄 방처럼 뜨거웠고 안에서 문을 잠글 수 없었다. 이유는 중간에 갈탄을 같아야 하기에 때문에 하룻밤에 직원들이 3번 갈아준다.

 

내가 자고 있으면 그곳 아저씨 3명이 3인 1조로 문을 열고 들여와서 잽싸게 갈고 나간다. 그들이 문 열 때 마다 아무리 조심해도 찬바람이 훅 들어오기에 잠결에 그들이 온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외부에서 숨을 쉴 때면 찬 공기의 유입으로 내 몸 기관지의 위치를 느낄 수 있으며 콧속의 콧물이 얼어 코안에 코딱지가 덜렁거리는 느낌을 덩달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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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들이 먹는 음식은 대부분 밀가루와 쌀 유제품(우유 빼떼기)이다. 달콤한 요구르트가 아니다. 말랑 치즈가 아니다. 모두 바짝 말리거나 기름에 절인 음식이다. 때문에 치아가 튼튼해야 먹을 수 있다. 워낙 추운 날씨로 채소가 귀해서 채소를 먹을 때는 경건함과 감사함을 가지고 먹어야 한다. 이곳에서 내가 먹은 채소는 당근과 추위에 강한 시금치류이다.


관광객은 매번 양고기 먹는 분위기다. 모두가 노르끼리한 양고기 냄새에 열광적으로 못 먹고 조금씩 먹을 때 식탐이 많은 내가 조금 더 먹어서 가이드님은  양고기 잘 먹는 한국 여자는 "오유나"가 되었다고 한다. 그는 여행자 명단에서 내 이름을 보고 몽골 사람이냐고 여행사에 물었다 고 한다. 몽골 말로 오유나(어유나)는 가장 귀하고 비싼 보석 이름이고 자기 엄마를 그렇게 부른다고 한다. 예전 러시아에서도 양고기꼬치를 저녁으로 먹었는데 무지 짜게 구어 나왔다. 그때 사람들이 짜다고 못 먹을 때 "많이 못 먹게 하려고 짜게 했나 봐" 라면서 짠맛을 극복하고 1조각 다 먹고 다음날까지 소화가 안 되어 아침을 굶었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지금도 그때 남기고 온 양고기가 가끔 생각났다. 이곳 몽골에서 지금 비슷한 상황이 되었다.  감자와 당근 마늘 등을 통으로 구워 더 먹음직스러웠다. 모두가 칼과 나이프로 잘라서 먹고 있으나 고기는 줄지 않는다. 오병이어 기적이 일어난 것처럼 그들의 손과 입은 바쁘게 움직이는 것 같은데 식탁 위에 고기가 줄어들지 않는다. 그렇다 그들은 질긴 식감과 누릿한 냄새로 먹는 시늉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난 러시아에서 남기고 온 양고기의 아쉬움을 생각하며 무리해서 먹었다. 역시 다음날 아침을 굶을 필요를 느꼈다.

 

몽골 운전자는 모두 베스트 드라이버다. 눈길과 빙판길을 속도를 줄이지 않고 코너링을 한다. 심장이 쫄깃함을 느끼고 싶다면 운전석 옆 조수석에 앉으면 된다. 우리 기사님은 전쟁 승리 기념탑을 내려올 때 빙판 내리막길을 마치 평지를 운전하는 속도감으로 내려온다. 난 가장 뒷자리에 앉아서도 심장의 쫄깃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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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의 시간**

잠결에 석탄을 갈려고 건장한 아저씨들이 들어온걸 소리와 한기로 느꼈다. 그리고 난 잤다. 조금 후 눈을 뜨니 내 등 뒤에 누군가 서 있다. 몸통이 내 두 배는 된 듯한 갈탄 갈이 남자가 나갔다가 다시 들어왔나 보다. 그가 왜 다시 들어왔는지에 대한 호기심도 있으나  돈이란 생각이 든다. 필요한 것을 가지고 그가 나가기를 기다렸다. 난 또 잠깐 잠이 들었다. 그리고 또 깼다. 그가 아직 등 뒤에 있는 것이 느껴진다. 헌데 어쩜 그는 몸 움직임 소리가 없는지 대단하다고 느꼈다. 그런 느낌과 동시에 공포심이 급격히 느껴진다. 코칭 심리에서 배운 기술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나는 여기가 어디인지 모르고 나의 이름도 모른다. 지금이 몇 시인지 모른다. 나는 나를 사랑한다." 몇 번 주문 외우자 마음이 편해졌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내뒤에 있다.

 

그 순간 초등학교 시절 시골집에 도둑이 들어왔을 때 느꼈던 공포심이 떠올랐다. 그때를 생각하니 호흡이 거칠고 빨라졌다.

 

이제 내 등 뒤에 남자는 내가 안자는 것을 눈치챈 것 같다.

 

방금 그는 내가 자는지  불빛을 내 얼굴에 비추어 확인을 했다. 나는 벌벌 떨다가 잽싸게 눈을 감았다. 그와 나의 행동은 2번 반복되었다.

 

이젠 심장이 터질듯했고 호흡이 더 거칠고 과호흡 상태가 되었다. 내 어깨도 들썩인다. 그는 이런 모습을 다 내려보고 있었다. 내가 안 잔다는 것을 이젠 육안으로 그가 느낄 수 있다. 난 방안의 아이들과 남동생을 깨우기 위해 최대한 큰소리로 기침을 하면서 몸을 돌려 방안을 보면서 일어났다. 아무도 없다.


방한 쪽에 딸이 앉아 있다. 앉아서 카톡을 1시간 정도 했다고 한다. 엄마가 추울까 봐 전기 온도를 내 옆에 와서 2번 봐주고 했는데, 엄마가 크게 기침을 하고 일어나니  춥냐고 나한테 물어본다.


아.

나 혼자 1시간 동안 뭐한 건가. 아무것도 아닌 것을 심리적인 추측으로 혈압을 상승하는 공포감으로 식은땀을 흘리며 1시간 동안 자는 척한 어리석은 바보가 되었다.

 

그래서 모든 병과 근심은 마음에서 만든다란 말이 있는 듯하다. 


전체댓글 2

  • 안홍필2025-03-06 05:16:44

    몽골 이야기 재미았게 잘 읽었습니다. *~*

  • 안홍필2025-02-25 10:35:50

    게르 - 게르마늄 : 마치 래퍼처럼 라임을 맞춘건가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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