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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대식 시인의 ‘연1000 천자문’과 심원사의 석대암 영험담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

  • 안홍필 기자
  • 입력 2026.04.27 2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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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1000 천자문」 이야기

 

보개산 바람 속에서 피어난 천 글자의 길


경기도 연천의 깊은 산골, 보개산 자락 아래에는 오래된 절이 있었다. 바로 심원사였다. 산은 오래된 이야기를 품고 있었고, 바람은 세월을 기억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말한다.

“산에는 길이 있지만, 마음에는 길이 없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그 길을 찾으려 했다.

그 사람이 바로 원대식 시인이었다.

원대식 시인은 오래전부터 한 가지 질문을 품고 있었다.

“천자문은 왜 외우기 어렵다고만 생각할까?”

천자문은 천 개의 글자가 이어진 인생의 지도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저 시험용 한문이라 여기며 지나쳤다.

원대식 시인은 생각했다.

“천자문은 늘상 걸어가면서 지혜의 샘물과 마주하며 살아야 하는 인생의 필수 비타민과 같은 존재라 생각한다.”

그 생각은 어느 날 보개산 심원사 석대암 창건 이야기를 듣고 깊어졌다.


장님과 앉은뱅이의 길


옛날 고려 시대.

심원사에서는 큰 종을 만드는 대종불사가 시작되었다.

전국에서 시주를 모아야 했고, 많은 사람들이 작은 정성을 보탰다.

그때 연천 대광리에는 눈먼 이덕기와 걷지 못하는 박춘식이 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어려서부터 친구였지만, 삶은 늘 고단했다.

이덕기는 앞을 보지 못했고, 박춘식은 걸을 수 없었다.

어느 날 그들은 시주를 권하는 화주승의 말을 듣게 되었다.

“뜻을 이루려면 공덕을 쌓으시오.”

그 말은 두 사람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러나 가진 것이 없었다.

돈도 없고, 재산도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깨달았다.

“우리가 가진 것은 몸 하나뿐이다.”

눈먼 이는 다리가 있었고,

걷지 못하는 이는 눈이 있었다.

그래서 한 사람이 업고,

한 사람이 길을 가르쳤다.

그들은 함께 전국을 돌았다.

3년 동안 쇠붙이를 모으며 사람들의 마음을 모았다.

그리고 마침내 심원사의 대종불사가 완성되던 날.

두 사람은 힘겹게 보개산 고개를 올랐다.

숨은 거칠었고,

다리는 떨렸으며,

땀은 비처럼 흘렀다.

그러나 그들은 계속 외쳤다.

“나무대자대비 관세음보살.”

그때,

박춘식이 외쳤다.

“저기 부처님이 계신다!”

그 순간 굽었던 다리가 펴졌고,

이덕기는 눈을 떴다.

하늘에는 오색구름이 피어올랐다.

사람들은 그 고개를 ‘견불령’이라 불렀다.

부처를 본 고개.

그리고 빛이 머무른 마을은 ‘대광리’가 되었다.


원대식 시인이 본 진짜 이야기


원대식 시인은 이 이야기를 들으며 오래 생각했다.

그는 두 사람의 삶이 천자문과 닮았다고 느꼈다.

천자문은 혼자 외우는 글이 아니었다.

서로 돕고,

서로 업고,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가며 완성하는 길이었다.

천 개의 글자는 단순한 문자 조합이 아니었다.

한 글자마다 인생이 있었고,

한 구절마다 사람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새로운 길을 만들었다.

「연1000 천자문」

그것은 단순한 암기법이 아니었다.

걷는 공부였다.

부르는 공부였다.

몸으로 익히는 길이었다.

아이들은 글자를 외우는 대신,

숲길을 걸으며 천자문을 따라 읽었다.

노인들은 기억을 되찾듯 천천히 따라 읊었다.

부모는 자녀와 함께 글자를 나누었고,

사람들은 천 글자를 통해 서로를 이해했다.


보개산 천자문길

 

원대식 시인은 꿈꾸었다.

심원사로 오르는 길마다 천자문이 새겨지는 모습을.

첫 구간은 ‘천지현황’.

하늘과 땅을 배우는 길.

두 번째는 ‘우주홍황’.

세상의 시작을 이해하는 길.

그리고 마지막 천 번째 글자까지,

사람들은 산을 오르며 천자문을 완성하게 된다.

길을 다 걷고 나면,

글자만 남는 것이 아니라,

삶이 남는다.


연1000 천자문의 뜻

연은 하늘을 향해 오른다.

천자문은 마음을 향해 오른다.

그리고 사람은 서로를 업으며 살아간다.

눈이 없는 사람은 다리가 되고,

다리가 없는 사람은 눈이 된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의 길이 되어준다.

원대식 시인은 말한다.

“천자문은 글자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배우는 것이다.”

심원사의 바람은 지금도 보개산 능선을 따라 흐른다.

그리고 어느 날,

누군가 천자문 한 구절을 읊으며 산길을 걷고 있다.

그 길 끝에서,

누군가는 자신만의 견불령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 견불령(見佛嶺) :원심원사 석대암 창건 설화에 나온 대종불사 영험기부처님을 뵌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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